수많은 자동차 디자인을 봤지만 이번에 의뢰 하신 디자인을 처음 봤을 때, “디자인이 여기까지 왔구나” 싶었습니다. 차체가 낮으면서도 넓은 비율로 날카롭게 파고들듯 하면서도 안정적인 그러면서도 이리 저리 융합된 면, 그리고 면과 면 사이의 멋진 엣지들, 터빈 같은 휠 디테일. 정말 멋진 디자인 이었습니다, 허나... 멋지면 멋진 만큼 제작은 더 까다롭다는 진실... 특히 파트와 파트 사이가 날카롭게 만나면, 도색에서 칠이 뭉치고 트림의 날카로움이 사라지고 접착에서는 반대로 틈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이번 의뢰도 "우와~~~~~~~ " 라는 함성이 나오는 이유는 딱 그런 느낌적인 느낌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래서 “멋있게도 출력해야 한다” 와 함게, 조립과 도색까지 끝났을 때 완성도가 살아남는 방식 이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2030년에는 이런 차가 돌아 다닐지도... ^^
2030년에는 이런 차가 돌아 다닐지도... ^^

자동차 목업 제작시 가장 신경 써야 하는 4가지

1) 파트 분할선이 그대로 ‘결함’이 되는 문제

자동차는 곡면이 많고 하이라이트 라인이 강합니다. 분할선이 하이라이트를 가로지르면, 퍼티를 잘해도 빛에서 바로 티가 납니다.

그래서 분할선은 가능하면 패널 라인처럼 보이는 위치나 그림자 라인으로 숨기고, 조립 후에도 면이 이어지게 설계하는 게 유리합니다.

2) “날카로운 엣지”는 도색에서 먼저 죽는다

렌더링에선 예쁜 칼날 엣지가, 현실에선 가장 먼저 손상됩니다.

샌딩 한 번만 잘못 들어가도 라운딩이 생기고, 프라이머가 쌓이면 엣지가 두꺼워지고, 마스킹을 떼면 칠이 같이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해법은 보통 두 가지입니다.

  • 엣지는 끝까지 살리되, 사람 손이 닿는 구간은 미세하게 안전 챔퍼를 둔다.

  • 엣지가 살아야 하는 구간은 후가공 순서를 바꿔서 “서페이서 후 미세 연마”로 정리한다.

3) 접착이 깔끔해도 “오염”이면 도색이 터진다.

레진 파트든 플라스틱 파트든, 접착 전에 손기름이나 먼지가 남아 있으면 접착력도 떨어지고 도색도 깨끗하게 안 나옵니다.

기본은 세척, 완전 건조, 맨손 접촉 최소화입니다.

4) 조립 공차가 없으면, 결과적으로 ‘틈’이 생긴다.

억지로 끼우면 다른 어딘가에서 파트가 벌어지고, 이것을 잡겠다고 순간접착제를 넣으면 그 틈이 굳어버립니다. 그럼 캡이 일정 하지 않게 보이고 그럼 다시 그 틈은 프라이머나 퍼티 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런것은 손을 대면 댈수록 흠은 더 선명해집니다. 처음부터 조립 공차(클리어런스)를 잡고, “드라이 핏”으로 조립성을 확인하는 게 최종 퀄리티를 살립니다.

마무리

이번 목업은 SLA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다만 스탠다드 레진은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되면 미세 변형이나 휨이 생길 수 있어서, 비용 문제도 있고 해서 내부 파느틑 스텐다드레진으로 사용하고 외부 파트는 터프 레진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자동차 목업은 크기 대비 무게가 꽤 무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파트 내부를 할로(Hollow) 로 일일이 설계 변경을 해야 합니다. 이 과정이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습니다. 배수 홀 위치, 내부 잔여 레진 제거, 추가 경화 안정화까지 “출력”보다 “후처리”가 더 길어지는 구간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 시간을 들인 만큼, 최종 실물에서만 나오는 면과 볼륨이 제대로 살아난것 같아 고객님도 저희도 매우 만족하는 결과물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게시물의 이미지나 영상을 제 3자가 사전 허락 없이 복제, 무단 편집, 2차 가공, 재게시하는 행위는 저작권 침해 및 분쟁의 소지가 있습니다. 이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